이혼상담, 또 다른 방송용 잉꼬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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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꼬부부라는 말을 참 많이 듣는데 일단 처음부터 짚고 넘어가 보자. 잉꼬가 무슨 동물일까? 잉꼬(鸚哥, インコ)는 사랑앵무, 그러니까 집에서 키우는 애완 앵무새의 일본식 표현이다. 하지만 다른 단어들과는 달리 잉꼬가 사랑앵무와는 다른 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가 지겹도록 말하는 일본어식 언어순화 운동에서 잠시 벗어나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하여튼 잉꼬는 이름이 사랑앵무라 그런지 금슬 좋은 부부를 가리키는 단어로 자주 쓰이기도 한다.

 

정신병까지 오고가던 아름은 행복하게 임신 소식을 전했다.

 

예전 방송에서는 유독 '잉꼬부부'라는 워딩을 많이 썼다. 토크쇼에 나와서 손을 잡고 그들의 이벤트를 자랑하고 앞으로의 굳은 다짐을 시청자들 앞에서 맹세하는 행위들 말이다. 하지만 부부 사이가 늘 그렇지만 그런 걸 감안하고서라도 방송에 나오는 그런 부부들 치고 오래가는 사람들이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정말 대표적인 몇몇 부부들을 제외하면 시청자들도 이제 그 '잉꼬부부'에 대한 불신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젠 재밌는 상황이 생겼다. 이혼을 앞둔 부부, 혹은 이혼을 한 부부, 성생활이 부족한 부부, 다툼이 잦은 부부들을 제3자가 관찰하고 오은영 박사님 같은 분들이 나와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해결해나가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처음에는 꽤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안타깝게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연예인들도 있듯이 그들은 무엇보다 그런 상담이 필요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그걸 반대로 이용하는 커플들이 생겼다.

 

솔루션까지 거부한 조지환 부부는 현재 행복하다

 

대표적인 것은 역시 조혜련 동생 조지환 부부다. 생활고로 가족 불화까지 시달리고, 시어머니에 분노하며 결국 솔루션까지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를 벌이기도 했지만 그들은 현재 틱톡 등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영상을 올리며 우리는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곳에서는 과한 성생활이 힘들다고 했다가, 어떤 곳에서는 이혼 직전까지 가고, 어떤 곳에서는 SNS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하면서 말이다.

 

이번엔 티아라 아름이다. 한아름은 불안정한 심리 상태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까지 끌어냈던 인물로 방송 중 극단적 선택을 수시로 하는 인물이었다. 특히나 남편 김영대에게 한없이 무시당하면서 파혼의 위기까지 오고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린다고 했다. 그러더니 최근 임신 소식을 밝게 전했다. 실수도 아니라 계획된 일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시청자들은 감정과 시간 소모를 한 것에 불과하게 되었다.  우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쇼윈도 부부'에 대한 허상을 겨우 떨쳐냈다. 하지만 이번엔 사이가 안 좋은 부부에 대해서도 또 색안경을 껴야 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누구에게 공감을 해야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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